석은 늘 민심이 모이는 시기다. 오랜만에 가족이 모여 정치와 경제, 생활 이야기가 오가는 명절 밥상은 민심의 바로미터다.

그런데 올해 추석 밥상은 유난히 무겁다. 국가 전산망 화재로 드러난 국가 시스템 마비, 국회의 다수당 입법 폭주, 그리고 트럼프발 관세 전쟁의 공포가 국민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세 가지 위기가 겹치며 한국 사회는 ‘트라이앵글 위기’라는 거대한 파고 앞에 서 있다. 즐거워야 할 추석 귀성길에 국민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는 모습이다.

전산망 마비, ‘디지털 정부’의 민낯

지금까지 정부는 디지털 행정을 늘 자랑해 왔다.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정보통신기술(IT) 강국을 내세우면서 디지털 정부의 긍정적 면만 보여줬다. 그러나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서 발생한 단 한 번의 전산망 화재로 전 국민이 이용하는 국가 행정이 마비되는 국가적 재난이 발생했다. 주민등록 등·초본 발급이 불가능했고, 추석을 앞둔 우체국 배송을 비롯해 금융·민원 서비스까지 차질을 빚었다. 국민은 “버튼 하나 꺼지니 나라가 멈춘다”는 두려움을 체감한 꼴이다.

이는 단순한 IT 기술 문제가 아니라 위기관리 시스템 부재, 안전망 미비 그리고 정부의 과신이 낳은 결과다. 첨단을 자랑하던 한국 정부가 전산망 한 부분의 고장으로 전체 시스템이 중단되는 사실상 ‘싱글 포인트 실패'(Single Point of Failure) 구조 위에 서 있었음이 드러났다. 국민은 불편을 넘어 불안을 느끼고 있다. ‘이 나라가 정말 안전한가’, ‘내 정보가 잘 보호되고 있나’라는 근본적 의문을 품기 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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