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희토류 및 생산 기술 수출을 더욱 엄격하게 통제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첨단 제조업에 필수적인 희토류 수출 통제로 곤경에 처한 미국 등이 자체 희토류 개발에 돌입하자 제조 기술까지 틀어쥐며 지배력 강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9일 중국 상무부는 희토류 채굴, 제련·분리, 금속 제련, 자석 제조, 희토류 2차 자원 회수·이용과 관련된 기술과 그 생산라인 관련 기술을 수출 통제 대상에 포함하는 ‘희토류 관련 기술에 대한 수출통제 실시 결정의 공고’를 발표했다. 해당 기술과 관련된 설계도면, 시뮬레이션 자료 등도 포함한다. 목록에 오른 기술 및 자료들은 중국 당국의 허가 없이 수출할 수 없도록 했다. 이 기술들을 수출하려면 중국 상무부가 발급한 이중용도 물자(군용·민간용으로 동시에 활용될 수 있는 물자) 수출허가증을 발급받아야 한다.

중국의 희토류 기술 통제 강화는 전략 물자의 ‘무기화’를 더욱 공고하게 하기 위한 조처로 풀이된다. 중국은 전투기 등 군수 물자부터 반도체, 스마트폰까지 첨단 제조업의 거의 전 영역에서 광범위하게 쓰이는 희토류의 최대 가공 국가다. 중국은 세계 희토류 채굴의 70%와 희토류 가공 능력의 90%를 점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미-중 무역전쟁 중 중국이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에 맞서 희토류 수출 통제에 들어갔고, 미국은 이를 우회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희토류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그러나 중국이 희토류 채굴·가공 기술 통제에 나서면 희토류 자체 개발·생산은 어려워지는 셈이다.

중국은 또 ‘해외 희토류 물자 수출 통제 결정의 공고’를 통해 희토류 및 관련 제품의 수출 통제 범위를 확대했다. 사마륨·디스프로슘 등 기존 수출 통제 대상과 함께 합금·산화 등 가공 처리를 한 품목도 이중용도 물자 수출허가증을 받아야 수출할 수 있도록 통제 목록에 포함했다. 또 중국산 희토류 등이 0.1% 이상 포함된 제품의 제3국 수출도 상무부 허가가 필요하다. 중국 원산지인 기술을 활용해 해외에서 생산된 희토류도 수출 통제를 적용한다.

수출 제한 범위는 더욱 명확하게 했다. 중국 상무부는 ‘해외 군사 사용자’(군수 기업)로의 수출 신청은 원칙적으로 허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기존의 수출 통제 관리 목록에 오른 기업과 최종 이용자(지분 50% 이상의 자회사·지사 등 포함) 등에 대한 수출 신청도 불허한다. 용도 제한도 분명하게 했다. 대량살상무기 및 그 운반수단의 생산, 테러리즘 목적, 군사적 용도 또는 군사적 잠재력의 향상이라는 용도에 쓰이거나 쓰일 가능성이 있으면 수출을 허가하지 않는다. 첨단 반도체와 인공지능(AI) 개발에 쓰일 희토류에 관해서는 사안별 심사를 거치도록 했다.

중국은 이번 발표가 우회 수출을 막기 위해 종전 조처를 강화한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누리집에 올린 입장문에서 “희토류 관련 품목은 이중용도 성격을 가지고 있고, 수출 통제는 국제적으로 통용되고 있다”며 “중국은 올해 4월 희토류 물자 수출 통제를 시행했고, 희토류 관련 기술도 2001년에 수출 통제 기술 목록에 올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해외 조직·개인이 (수출) 통제된 중국산 희토류 물품을 제공해 군사 등 민감한 영역에 쓰여 중국의 국가 안보·이익에 중대한 손해와 잠재적 위협을 초래했다”고 덧붙였다. 희토류 통제를 미국과의 무역 갈등에서 협상력을 높이는 지렛대로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중국 상무부는 관련 규정 충족 때는 수출 허가를 부여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다자·양자 수출 통제 대화체를 통해 소통·협력을 강화하고 합법적 무역을 촉진해 글로벌 산업망·공급망의 안전과 안정을 보장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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